[내가 만난 예수]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삶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삶

황 희 연 집사 (12교구)

 



안녕하세요. 저는 12교구 2속 결혼 3년차 14개월 아기를 키우는 초보엄마이자 수정유치원에서 원장으로 일하는 황희연 집사입니다.

수정유치원은 한 달에 한 번씩 하나님의 성품을 배우는데 5월은 순종의 성품을 배웁니다. 매번 성품을 시작할 때마다 그 성품과는 반대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그 성품을 배우고 가르치며 익히기가 참 힘든 상황이 나타나곤 합니다. 처음 목사님의 간증 권유를 받고 이 또한 순종의 첫걸음이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바로 순종했습니다.

저는 믿지 않는 아버지와 신실하신 어머니사이에서 종교의 갈등으로 인한 끊임없는 불화를 경험하며 자랐습니다. 권위적인 아버지는 몰래 교회를 다녀온 어머니를 심하게 핍박했고 그 모습을 보며 아버지는 무섭고 가까이하기 힘든 존재였습니다. 그러한 중에도 어머니의 기도로 말미암아 오빠와 저는 잘 성장할 수 있었고 어머니의 믿음의 유산을 받을 수 있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늘 믿는 사람과 결혼하라는 말씀을 하셨고 이를 위해 매일 새벽예배를 드리셨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수정유치원에서 근무를 시작하며 교회가 직장이라는 놀라운 축복과 더불어 교회 안에서 만남부터 교제, 결혼에 이르는 여러 커플을 보며 저에게도 그런 일들이 일어나기를 소망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꼭 그렇게 해주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일은 저에게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교사경력 10년이 넘어가며 예전 학부모님들을 만나면 ‘헉! 선생님.. 아직도 결혼 안하셨어요?’ 심지어 큰아이를 보내셨던 학부모님께서 둘째에 이어 늦둥이 셋째를 보내기 위해 유치원을 찾아오시며 하시는 말씀이 유치원에 대해 가장 궁금한 것은 황희연 선생님이 결혼을 하셨나 하는 거라고 하셨으니까요.

배우자를 위한 기도를 꽤 오래전부터 해온 것 같은데 하나님은 내 기도에 왜 응답을 하지 않으실까? 하나님의 때가 아직 이르지 못한 것일까? 내 나이가 벌써 30대 중반인데.. 혹시 난 하나님께서 혼자 사는 은사를 주신 걸까? 어쩌면 남들은 다 아는 데 나만 모르는 커다란 흠이 있나? 그때의 저와 같은 나이에 있는 청년들은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리라 봅니다.

혼자서 40일 새벽예배를 작정하고 기도하기도 했고, 저를 아끼는 주변 분들의 많은 소개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때 만났던 많은 맞선남의 숫자를 합치면 웬만한 남자 고등학교도 세울 수있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때쯤이었을까요? 담임목사님께서 수요일 15분 기도회를 시작하셨습니다. 제 마음속에 왠지모를 반가움이 있었습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그 기도가 해를 거듭하며 지금의 ‘미러클 30’이 된 것입니다.

그 기도회가 있을 때마다 설레는 맘으로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했습니다. 정말 울부짖으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혼자만의 고독한 기도였습니다. 남들에게는 부끄러워 말하지도 못했습니다. 세상에.. 울부짖는 간절한 기도가 병을 낫게 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구원도 아니고 고작 결혼이라니요. 그렇게 또 몇 년을 기도했습니다.

그동안 저는 교사에서 부장교사, 원감이 되었고 후배교사들의 결혼식 축가준비와 박수부대로 동원되었습니다.

제가 36살이 되던 해 지인의 소개로 남편을 만났고 그 흔한 밀당 한번 하지 않고 만난지 4번만에 청혼을 받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워낙 많은 짧은 만남을 해온 터라 우리가 이대로 6개월 아니 3개월만 더 만나게 되면 하자고 애매한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단 한번 다투지도 않고 마치 결혼이 예정되어 있는 사람들처럼 정확히 10개월 만에 담임목사님의 주례로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지금의 남편이 그동안 제가 했던 배우자 기도의 제목들이 정확하게 맞아들어 갔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배우자 기도의 제목은 지극히 제 욕심이었습니다. 세상의 잦대로 보면 그럴싸하지만 하나님의 기준에서는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제 기도의 제목은 괜찮은 연봉과 믿음 좋은 집안의 자녀, 좋은 학벌 등이었으나 지금의 남편은 깔끔한 정리력, 친정엄마보다 나은 세탁기술, 각종 국과 반찬의 요리 팁 섭렵 등 이었습니다.

결혼과 동시에 저는 교사로 일하던 수정유치원의 원장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감당해내는데 너무나 버거웠던 저는 신혼의 단꿈보다는 유치원 걱정에 잠을 못 이루는 날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저의 그런 모습을 미리 아시고 제가 채우지 못하는 집안일이며 살림에 능통한 남편을 주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권위적이고 딱딱한 저의 친정집에 애교 많고 넉살좋은 넉넉한 사위였습니다. 저를 지으신 하나님께서 제가 알지 못하는 저의 부분까지 아시고 거기에 적절한, 그야말로 돕는 배필을 허락해주신 것입니다.

멋진 찬양으로 예배의 문을 연 청년여러분. 배우자를 위한 기도가 매우 너무도 필요합니다. 그냥 기도하지 마시고 간절히 매달려 부르짖으십시오. 특별히 수요기도회를 강추해 드립니다.

이제 저는 새로운 기도의 제목들로 ‘미러클30’에 참여합니다.

첫 번째는 수정유치원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모셨던 서옥순, 이숙영 원장님의 발끝을 쫓아가려면 아직도 멀었지만 이제 원장3년인 제가 비로소 깨달은 것은 수정유치원은 누군가 개인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맡겨주신 자녀들에게 복음을 잘 심어서 튼튼히 뿌리내려 더 큰 세상에서 수많은 세상유혹에도 굳건히 버틸 수 있고, 오히려 그들에게 하나님의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정유치원은 세상에 많은 유치원과 구별됩니다.

교회부설 유치원이라 어쩔 수 없어라는 편견을 없애고 교회유치원이기에 더 질 높은 교육과정과 더 좋은 선생님들과 더 좋은 시설이 되길 소망합니다. 이를 위해서 많은 성도님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두 번째는 가족의 구원입니다. 여전히, 몰래 새벽성가대를 가기 위해 고양이처럼 몰래 다녀오시고, 무사히 돌아온 날엔 너무도 기뻐하시는 아버지의 끊임없는 핍박에도 묵묵히 견디고 계신 어머니. 이런 친정과 병들어 입원해계시는 시아버님과 더불어 시댁식구들에게 복음 전하는 일입니다. 우리가정이 복음의 밀알이 되어 우리에게 주신 육신의 부모님과 형제들이 구원받아 함께 예배드리는 일을 꿈꿉니다. 결혼에 이르는 과정에도 개입하셨듯이 또한 하나님이 이루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세 번째는 하나님의 성전과 가까운 장막입니다. 지금도 멀리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어린 아기이기에 새벽예배를 갈망만 하고 있습니다. 교회와 가까운 장막으로 옮겨져 언제든지 냅다 뛰어 기도할 수 있고 성전에서 자란 사무엘처럼 제 아기가 성전을 집처럼 편히 여기며 삶이 예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앞으로 어떤 시련과 역경이 있을지, 오늘은 평안하나 내일 일은 알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기에 우리는 그저 하나님만 바라볼 수 밖에 없음을 느낍니다. 늘 말씀을 가까이 하며 하나님이 인도하는 방향이 어디인지를 찾으려고 애쓰는 그것이 기도인 것 같습니다.

각자 우리에게 지어진 삶의 무게는 다르지만 분명한 건 하나님이 알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참 위로가 되고 안심이 됩니다. 남아있는 제 삶에서 하나님께서 또 어떻게 역사하실지 기대하며 가만히 하나님의 음성을 기다려보는 오늘 그리고 내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