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으로…
감사함으로 주를 높이며 그 문에 들어가서 찬송함으로 그 이름을 송축할지어다. 아멘.
김 동 주 청년
너무도 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우리들을 그 곳에 보내어 주의 사랑과 위대하심을 느끼게 하시고, 조금이나마 그 사랑을 전할 수 있게 하신 주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아낌없는 기도와 물질, 그리고 선교물품으로 동역해 주신 큰 목사님과 담임목사님과 장로님, 교역자님들과 임마누엘 모든 성도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비록 비행기는 40명의 인원만이 탔지만 임마누엘 모든 성도님들의 기도와 마음이 함께했기에 너무나 든든하고 따뜻한 선교가 될 수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사실 준비가 순탄치만은 않았던 선교였습니다. 비행기티켓을 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쩔 수 없이 40명으로 인원을 추려야 했던 일, 선교를 일주일 앞두고 갑자기 아파서 함께하지 못한 인원들이 발생했던 일… 그리고 선교 한 달 전부터 프로그램 및 사역을 준비했지만 시간이 촉박했고, 여러 가지 행사가 겹친다는 핑계로 우리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습니다. 저 또한 선교라는 것을 쉽게 생각하고 있었고, ‘평소 교회학교에서 하던 것처럼 그 곳 필리핀 아이들과 놀아주면 되겠지.’ 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교준비를 위한 모임이 거듭되고 기도회가 거듭 될수록 마음속에 그 곳 아이들과 주민들을 사모하는 마음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에겐 평소와 다를 바 없으며 어렵지 않은 것들이 그 분들에겐 평생의 추억이 될 수 있고, 어떤 이에겐 삶의 희망을, 어떤 이에겐 주의 사랑을 알게 해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짧은 준비기간이지만 소홀히 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점점 한마음으로 모여져 가는 우리 선교팀을 보게 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선교 프로그램으로 페이스페인팅, 종이접기, 만들기, 비눗방울 체험, 미니올림픽, 태권무 공연, 스킷 드라마 공연, K-pop 공연 그리고 찬양과 율동을 준비하였습니다.
첫째날, 오전 6시 30분부터 우리 교회에서 이동을 시작하여 저녁 8시에 필리핀 일로일로 주에 있는 Jabez교회에 도착하였습니다. 이동하면서 느낀 필리핀의 첫 인상은 ‘열악하다.’ 이 한마디였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부랴부랴 스킷 드라마공연과 태권무공연, 찬양과 율동을 마치고 나니 이제야 옹기종기 앞으로 모여앉아 검은색 피부에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담임목사님의 설교. 담임목사님께선 현재 우리들의 모습과 자신이 가고 있는 방향을 돌아보고 생각해 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실 요즘 시대의 청년들은 굉장히 바쁘게 살아갑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자신이 어떠한 곳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주변상황이 이끄는 대로 바쁘게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담임목사님의 말씀은 저의 삶을 돌아보고 이번 선교를 통하여서 그 방향을 재탐색 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주기도문으로 첫번째 집회를 마치고 아이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배웅하였는데, 정말 별거 아닌 간식에도 즐거워하며 선하고 순수한 웃음으로 우리를 바라보던 그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 선교 팀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했고, 작은 것에 불평불만 하던 저의 모습을 초라하고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다음 사역준비와 선교물품 정리에도 지친 기색은 커녕 모두가 감사함으로 준비하였고, 그 과정에서 점점 더 하나가 되어가는 우리 선교 팀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둘째날, 약 4시간을 버스로 이동하여 오전 9시에 Binon-an초등학교에 도착하였습니다. 그 곳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지붕과 창문이 모두 날아가고 허물어진 콘크리트 벽으로 최소한의 형태만을 유지하고 있던 교실이었습니다. 그 지역이 심한 태풍피해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시골이라 정치적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 때문에 지원이 늦어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도착 후 800명이 넘는 Binon-an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오전, 오후 두 차례 선교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이 날은 날도 너무 더웠고, 많은 아이들을 상대하다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아이들의 모습을 돌아보았는데, ‘내가 준비한 무언가를 이 아이들에게 해준다.’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먼저 우리에게 웃으며 다가왔고, 의자도 갖다 주며 관심을 주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은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없어 보였고 대화는 잘 통하지 않지만 같이 있는 것 하나만으로 신나고 즐거워했습니다
이 후, 우리 교회에서 집 10채를 봉헌하고 벽화를 그려준 예수마을을 방문하고 인근 교회로 가서 그 곳의 집회까지 마치고 나서야 둘째날의 사역이 모두 끝났습니다. 그리곤 아침부터 땀으로 범벅된 몸을 씻지도 못한 채 교회 바닥에 천을 깔고 그 위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불평불만하는 인원 한 명 없이 서로가 서로를 챙겨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잠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해준 것 보다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배운 것이 훨씬 컸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셋째날, 마지막 사역지인 Mina-a교회 및 초등학교에 가기 위해 새벽 4시부터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버스로 이동 후 수려한 자연경관을 벗 삼아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집집마다 얼굴을 내밀고 우리를 반기는 그 곳 마을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예정보다 늦은 도착시간 때문에 지체 할 새 없이 바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마지막 사역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기도 하고, 이전에 만났던 아이들에게 더 못해주었던 것들까지 생각이 나서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모두가 힘차고 더욱 즐겁게 프로그램들을 진행하였습니다. 학교 운동장에서 진행되었던 미니올림픽은 이미 마을 전체의 축제가 되어 남녀노소 모든 마을 주민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말 저는 너무나도 부족하고 한없이 작은 사람입니다. 그런 저를 쓰시고 주님의 일에 동참할 수 있도록 계획하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비교할 수 없이 큰 이번 선교를 통해서 사랑을 나누는 일이 결코 거창하고 큰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웃으며 건네는 말 한마디도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우리들은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그 곳에서 느낀 주님의 사랑은 평생 간직하도록 잊지 않고,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임마누엘 모든 성도님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