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모 = 행복한 부모
안 경 진 집사 (11교구)
힘들게 일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쉬고 싶은 마음뿐인데… 집에 들어오니 아내도 하루 종일 두 아이와 씨름하느라 몹시 피곤한 모습입니다. 도와줘야하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늘 그렇지 못하는 저도… 역시 집에서는 보통의 남편인가 봅니다.
정신과의사들도 사람인지라 밤에 충분히 자지 못하거나 정서적 어려움이 있으면 상담하기 위해 내원한 사람들의 어려움을 듣는데 집중하고 공감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님들이 행복하지 않고 우울하거나 불안하다면 아이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반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이가 투정을 부려도 말을 안 들어도 부모님의 마음에 여유가 있다면 인내를 갖고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부모님의 바람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우울하거나 불안해서 마음에 여유가 없다면 아이의 사소한 행동과 자극에 화를 내고 심지어 체벌을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인해 부모님은 죄책감과 후회를 하며 더 우울해지기도 하며, 아이는 부모의 화와 체벌에 더욱 더 문제행동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쉬고 싶지 않은 부모님이 어디 있겠습니까? 일에 치이고 아이들에 치이다보면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다는 것 잘 알지만 그럴수록 더 필사적으로 내 마음과 몸이 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이 밤에 충분히 자지 못하면 낮에 부모님이 졸리고 피곤하기 때문에 활동량이 많은 아이를 돌보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아이의 사소한 요구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일 때가 많으며 부모 역시 쉽게 짜증을 내게 됩니다. 아이가 어려서 밤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한다면 낮에라도 부족한 잠을 청해야합니다. 집은 좀 어질러져있어도 괜찮습니다. 몸이 쉬는 것이 먼저입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님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합니다.
부모님이 건강하고 행복하기 위해 좋은 부부 관계도 유지해야 합니다.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부모님이 건강해야 아이를 돌보는데 여유를 갖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반응할 수 있습니다.
모든 부모님들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아이에게 화가 나더라도 상처 주는 말을 하지 마세요.
“우리 부모님은 저를 너무 싫어해요… ”
“친구들과 놀다가 밤늦게 들어오면, 부모님은 저에게 욕부터 하세요.”
“이성 친구와 놀다가 밤늦게 들어오면, 절 쓰레기처럼 표현을 하세요”
“부모님에게 전 필요 없는 존재 같아요.”
부모들이 가끔 너무 화가 나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말들을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잘 되라고 아이의 행동을 바꾸기 위한 일종의 강화 요법으로 혹은 너무 화가 나 언어의 브레이크가 고장 나서 화가 난 감정을 있는 그대로의 언어로 표현하게 됩니다. 그런데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부모가 상처가 될 말을 할 경우,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가 이야기하는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상처가 되는 말만 기억하여, 이는 아이의 정신적 외상의 요인이 되, 평생의 부모-자녀 관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르는 사이, 아이는 상처를 주는 부모를 닮아가며, 어느 순간 아이 역시 부모를 비롯하여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게 됩니다. 부모들은 야속할지 모릅니다. 내가 평소에 얼마나 아이들에게 잘 해 주었고, 아이들이 잘 되도록 혹은 너무 화가 나서 한 말인데… 부정적으로 이야기한 그 말만 아이가 기억한다고요.
이상하게도 사람은 좋은 말보다 부정적인 말이 오랫동안 기억이 남아, 부정적인 말로 상대방을 평가하고,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곤 합니다.
부모님들이 아이에게 조언을 해 주고 싶은데, 화가 난 다면 일단 멈추셔서 감정을 가라앉히시고, 아이에게 부모가 요구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이해하는 언어로 표현을 해야 합니다. 화가 난 당시에는 이렇게 판단하고 행동하기 어려운 감정상태이므로 평소에 화가 날 때 감정을 컨트롤 할 방법을 생각해 놓으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친구야.. 너도 화가 날 때 친구한테 심할 말 할 때가 있지만, 그게 본심은 아니잖니? 그렇듯 부모님도 그게 본심은 아니지 않을까? 너무 화가 나서 그런 것 아니실까?”
대화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혼자 하는 연습이 아니라 부모 자식 간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고 한두 번 시도에 실패했다고 포기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