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드리다
김 새 일 총무 (에벤에셀찬양대)
‘하나님, 제 예배가 이대로 괜찮을까요?, 하나님 이대로는 안돼요. 껍데기만 왔다가 갔다가 하는 이런 예배는 안 됩니다.’
어느 2부 예배 후, 제 마음에서 이런 기도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나님께 예배하지 못하고, 하나님과 교제하지 못하는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생각에 눈물로 기도하였습니다. 예배의 형태에 따라, 어느 목사님이냐에 따라 어느 예배는 은혜가 가득하고, 어느 예배는 불평과 비판만이 가득한 제 모습이 너무 답답하였습니다.
에벤에셀 임원단과 함께 제 이런 마음을 나누었고, 지휘자님과 임원단들이 함께 제 마음에 공감해 주었고 기도해 주었습니다. 도대체 예배란 무엇일까?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예배가 무엇일까? 예배자들의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대한 하나님께서 주시는 응답을 찾기 위해 2015년 에벤에셀 찬양예배를 준비하였습니다.
찬양예배를 준비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모세라는 예배자를 묵상하게 하셨습니다.
“여호와께서 그가 보려고 돌이켜 오는 것을 보신지라 하나님이 떨기나무 가운데서 그를 불러 이르시되 모세야 모세야 하시매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출애굽기 3장 4절 말씀.
모세에겐 평범한 일상이었던 양을 치는 일을 하던 중 하나님께서 불현듯 모세를 부르십니다. 모세의 이름을 친히 부르시며 예배에 초정하십니다. 이처럼 예배는 하나님께서 애타게 사람을 찾으시는 곳입니다. 따라서 매번 예배 가운데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기대하며 진정으로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5절에서는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신을 벗으라고 명령하십니다. 1)김정우 교수님에 따르면, 구약시대에 신을 벗는다는 의미는 자신의 권리를 양도한 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신을 벗으라 명하신 것은 자신이 모세의 주인임과 동시에 이 만남의 주인이라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함이니라” 이사야 43:21절 말씀처럼 우리는 하나님을 위하여 지어졌고 또한 예배의 주인도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우리 예배는 우리 자신이 주인일 때가 많았습니다. 내가 위로 받고, 은혜 받고, 힘을 얻는 것이 목적인 저의 예배였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저를 위로하시고 은혜 부어주시고 힘을 주시길 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시지만 그것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배에 나아갈 때 타는 떨기나무로 나타나신 하나님이 제 앞에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예배의 회복은 예배의 주체를 인정하는 데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예배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마음을 가볍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예배에 초청하시는 대상에는 아무런 자격도 조건도 없습니다. 모세가 살인자이자 도망자였을 때 하나님께서는 아무 공로 없이 그를 예배자로 세우셨습니다. 또한 에벤에셀 찬양예배에 함께한 찬양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의 작곡가 존 뉴턴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흑인 노예들을 사고 판 노예상인이었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훗날 노예제 폐지를 위해 싸우는 목회자로 세우십니다. 따라서 찬양예배의 예배자는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 연습을 많이 나오고 나오지 못하고 가사를 외웠고 외우지 못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배자에게 중요한 것은 신을 벗는 마음이고 그것은 오직 하나님만이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찬양예배를 준비하는 중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청년들은 7~8월까지 여름성경학교, 수련회, 말레이시아 단기선교 등으로 연습시간이 부족하였습니다. 또한 재정 문제, 의상 차질, 악기 문제 등 찬양예배가 임박할수록 예기치 않은 문제들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예배의 주인이라면 에벤에셀 찬양대가 진정으로 하나님께 예배하기로 작정하였다면 이런 염려들은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출애굽기 14장 13~14절 말씀으로 저를 위로하셨고 임원들과 함께 기도하게 하셨습니다.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총무로서는 부끄러운 이야기일 수 있지만 찬양예배에 몇 명이 무대에 서는지 우리의 찬양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들려질지 저에게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정말 중요했던 것 ‘내가 이 예배에 신령과 진정으로 함께하고 있는가? 지휘자님을 비롯한 에벤에셀 임원과 대원들이 이 찬양예배를 하나님이 찬양의 주체임을 인정하고 있는가?’ 라는 문제였습니다.
저는 에벤에셀 찬양대 2015년 찬양예배 “예배, 드리다”가 에벤에셀 대원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하나님 앞에 예배 드리는 예배자가 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1년 9개월의 시간 동안 하나님께서 부족한 저를 종으로 삼아 에벤에셀 총무로 섬기게 하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친형처럼 함께 해주신 지휘자님, 부족한 총무를 묵묵히 지지해주신 대장님, 항상 챙기지 못해 미안한 반주자님, 부족하고 연약한 저를 리더로 인정하고 기도해준 임원단들과 점점 더 사랑하고 배려하는 에벤에셀 대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